로보틱 크래프트 101을 만나다
로봇으로 실현 가능한 모든 것,
로보틱 크래프트101
인간의 역할을 로봇이 대체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파도입니다. 제조업에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만 사용되던 로봇은 기술의 발달로 좀 더 복잡하고 다채로운 작업도 가능해졌습니다. 로봇 관련 전시를 찾아가 보면 로봇이 커피를 타주거나 그림을 그리는 어플리케이션은 이제 낯설지 않죠.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로봇을 창조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일상을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을까요?
일상 속에서 경험 가능한 로보틱 크래프트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맞춤 생산으로 제조의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면서, 로봇은 단순히 인간이 제공해오던 노동력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생산을 위한 기계인 산업용 로봇팔로 누구나 쉽게 예술적인 행위를 해볼 수 있다면 로봇 기술이 더 이상 어렵고 낯선 무언가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 활동처럼 재밌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베타시티센터는 로보틱 크래프트 클래스를 통해 로봇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산업용 로봇팔로 나만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차근차근 구현해볼 수 있습니다.
Q. 로보틱 크래프트 커리큘럼을 기획한 베타시티센터는 어떻게 구성된 팀인가요?
황지은 교수: 2017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로보틱 크래프트 워크숍을 진행했던 인연으로 지금의 팀이 꾸려졌습니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그리고 로보틱 패브리케이션에 관심을 갖는 아티스트, 건축가, 건축기술 스타트업 등 각자의 주종목은 다르지만, 방향성은 같은 이들이 모인 셈이죠. 산업용 로봇팔을 활용해 창작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고, 저희의 커리큘럼이 그 시작점이 되고자 합니다.
Q. 로봇팔 크래프트 커리큘럼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현박 작가: 주로 기술 기반의 미디어 작업을 해왔는데, 새로운 매체와 생산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산업용 로봇팔을 활용한 작업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만약 누군가가 로봇팔 기술을 사용해 무언가를 시도해보고 싶어도 지금은 한 개인이 자유롭게 장비를 사용할 방법도 없고, 작동 방식 자체도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처럼 진입장벽이 높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저희와 같은 교육센터가 존재하는 것이죠. 일반 대중은 이곳에서 기술을 직접 체험해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고, 기존 창작자는 로봇팔 기술을 배움으로써 자신이 하고 싶은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확장시키거나 센터에 자신의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로봇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을 잡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로봇팔 크래프트의 수업 난이도는 어떠한가요?
황동욱 교수: 물론 산업용 로봇팔은 다루기에 까다로운 기술입니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차근차근 따라올 수 있도록 단계별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로봇팔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 로봇팔 드로잉을 해보거나 공기팽창구조물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희 입장에서는 이번 로보틱 크래프트 커리큘럼에서 다루지 않는 상급 단계의 심층적인 내용이 더 흥미롭겠죠. 하지만 로봇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해당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로봇팔 기술을 재미있게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Q. 로봇팔을 활용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민재 대표: 대학 재학시절 기계가 사람의 손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점이 있구나 하고 기계에 대한 접근법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장비와 3D프린터가 대중적으로 보급될 겁니다. 다품종 소량생산 같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말들이 컴퓨터와 기계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죠. 저는 이를 '대량맞춤'이라고 설명합니다.
Q. 건축설계를 하고 부자재를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산업용 로봇팔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케일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대량생산의 획일적인 방식이 아닌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로봇팔이라는 자유도가 높은 생산 기술을 가지고 우리가 만든 디자인을 직접 구현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로봇팔은 정확도가 높고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 건축자재는 대량생산하다 보니 일률적인데 산업용 로봇팔을 통하면 건축가들이 원하는 맞춤형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원하는 설계대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3D 프린터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로봇팔을 사용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나요?
3D프린터는 프레임 안에 정해져있는 규격밖에 생산을 못하지만 로봇팔은 뭘 쥐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지니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사람 팔과 같다고 할까요. 열선이나 밀링 같은 다른 도구를 달면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죠. 특히 건축의 경우, 스케일이 커서 3D프린터 같은 미디어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시도를 해 볼 수 있습니다.
Q. 참가자가 직접 기술을 적용해볼 수 있는 체험형 워크숍 형태로 구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리콘으로 뭔가 만들고, 공기를 주입해서 로봇을 움직이게 하여 무언가를 잡는다는 식으로 기술을 실제로 경험하고 체험해보면서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알려주고 싶어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작품도 그렇잖아요. 기술을 배워서 제품을 제작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기존 오브젝트를 어떻게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느냐? 내가 만든 상상의 장치가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나?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다음 아이디어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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